중국 경제는 2025년 들어 성장 둔화의 징후를 뚜렷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10%를 넘나들던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최근 3~4%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1. 중국 경제 둔화의 원인
* 부동산 시장 침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으나, 2020년대 들어 거품이 붕괴되며 주요 건설 기업들이 부채 문제로 위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중국 건설사 중 자산규모 1위인 헝다(恒大集團, Evergrande Group) 그룹의 파산 이후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었다.
* 내수 경기 부진
중국 정부가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가계 부채 증가와 실업률 상승으로 인해 소비가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경제 성장에 필요한 소비 동력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 내수(domestic demand): '국내 수요'의 줄임말로, 한 나라의 정부와 민간에서 시행하는 소비와 투자의 총합.
* 디플레이션 압력
중국은 최근 물가 하락이 지속되며 디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했습니다. 기업들의 생산과 투자가 위축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미국과의 갈등 및 보호무역주의 확산
2018년 양국 간 340억 달러 규모로 25%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미국-중국 무역 전쟁은 2025년까지도 미국-중국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써 진행 중입니다.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중국의 수출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반도체 및 기술 공급 규제로 대체 공급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첨단 산업 발전 속도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2. 글로벌 공급망 변화
중국 경제 둔화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리쇼어링(자국 내 생산 복귀)과 니어쇼어링(근접 국가로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중국은 고용 관련 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 중국 +1 전략(China Plus One) 가속화
애플, 삼성전자,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 기지를 중국에만 투자하는 것을 피하고 다른 국가로 사업을 다각화하거나 인도, 태국 , 터키 또는 베트남과 같은 다른 유망한 개발도상국에서 제조에 투자를 유도하는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고 생산 비용을 절감하려는 전략입니다.
* 미국과 유럽의 리쇼어링 강화
미국과 유럽은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및 배터리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유럽 역시 자국 내 핵심 산업의 보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 중국의 자립 경제 전략
중국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핵심 산업에서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생산 확대를 추진하며, 해외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3.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중국 경제의 유사점
중국 경제 둔화는 1980년대 일본 거품경제가 완전히 붕괴되어 10년 동안 이어진 장기 경제 불황 '잃어버린 10년'과 비교되곤 합니다. 두 사례 모두 부동산 및 금융 위기, 고령화, 생산성 저하 등으로 인해 경제 성장이 둔화된 점에서 유사성이 있습니다.
* 유사점
부동산 거품 붕괴:일본은 1980년대 말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폭등한 후 1990년대 초 거품이 꺼지며 장기 불황에 빠졌습니다. 중국 역시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에 접어들며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고령화: 일본은 빠른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 부족과 소비 둔화를 경험했습니다. 중국 또한 1978년부터 시작되어 2021년까지 이어진 산아 제한 정책의 영향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면세, 청약가점, 보조금 지급 등의 방식으로 출산장려정책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 차이점
정부 개입 차이: 일본은 1990년대 부실기업과 은행을 정리하는 데 소극적이었고, 이로 인해 경제 회복이 지연되었습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며 경제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 환경: 1990년대 일본은 세계 경제가 호황을 맞이했던 시기였지만, 중국이 직면한 2020년대 글로벌 경제 환경은 저성장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더욱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4. 중국 경제 둔화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
한국 경제는 중국과 높은 교역 의존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경제 둔화는 한국 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주요 영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출 감소
반도체, 화학, 자동차 부품 등 주요 산업에서 중국의 수요 감소로 인해 한국 수출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 대체 시장 확보 필요
중국 시장에서의 수출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은 동남아, 인도, 중동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수적입니다.
* 공급망 재편 기회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한국이 새로운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한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확보할 기회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5. 결론
중국 경제 둔화는 단기적인 경기 침체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대대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비교할 때 유사한 점도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합니다. 수출 다변화, 기술 혁신, 공급망 재편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